[명화] 만종(장 프랑수아 밀레)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의 만종(L’Angélus, 1857~1859)은 프랑스의 농촌 풍경을 담은 대표적인 명작 중 하나로, 저녁 종소리에 맞춰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밀레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가난하고 소외 당한 계층 특히 농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림을 그려 “농민화가”라고 불렸습니다.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는 〈만종〉을 보고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했어요. 그는 이 그림에서 기도하는 농부 부부가 단순히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죠. 달리는 어릴 때부터 이 그림이 이상하게 슬프게 느껴졌고, 그림 속 바구니가 단순한 수확물이 아니라 관(棺)일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어요.
흥미롭게도, 1960년대에 루브르 박물관이 이 그림을 엑스레이 촬영해 보았더니, 실제로 밀레가 원래 바구니 대신 작은 관을 그려 넣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나중에 밀레가 이를 덧칠해 감추었지만, 달리의 직감이 맞았던 셈이죠.
이 그림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전설에 따르면, 나폴레옹 3세가 이 그림을 보자마자 큰 감동을 받아 밀레에게 훈장을 수여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밀레는 시골 농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 집중했을 뿐, 권력자의 인정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밀레가 생전에 그림을 팔 때는 큰 돈을 벌지 못했어요. 하지만 사후에 그의 작품 가치는 급등했죠. 〈만종〉은 1889년에 미국의 사업가 크룩스(Crane)가 당시 80만 프랑(현재 가치로 수백억 원)에 구매하면서 세계 미술 시장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이 그림은 “프랑스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명작”으로 여겨졌고, 결국 프랑스 정부가 거액을 들여 다시 사들였어요.
〈만종〉은 일본에서도 매우 유명한 그림인데, 일본인들은 이 그림을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정신적인 깨달음을 주는 신성한 작품으로 여겼어요. 심지어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의 한 신사가 이 그림을 신의 상징으로 모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이처럼 〈만종〉은 단순한 농촌 풍경화가 아니라, 여러 미스터리와 역사적 사건을 품고 있는 작품이에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