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경기에는 수비 시프트라는 것이 있다. 아니 있었다. 왜 있었다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이제는 프로야구에서 수비 시프트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야구 룰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팬으로써 이렇게 야구 룰이 바뀐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작년(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몇 가지 룰을 개정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수비 시프트를 금지한 것이다. 이것을 한국 프로야구에 그래도 베껴서 적용하였는데, 너무 서두른 감이 있어 보인다. 서론이 길었다. 야구에서 수비 시프트는 도대체 무엇일까?
수비 시프트(Shift)란?
수비 시프트는 각 타자의 성향에 맞춰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야구 전략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언제 시작되었나?
수비 시프트는 1940년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루보드로 선수 겸 감독이 처음 고안한 전술입니다. 이러한 전략이 처음 나오게 된 배경은 바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테드 윌리엄스를 상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윌리엄스는 본인이 밀어친 적이 없다고 주장할 정도로 당겨치는 성향이 강했는데, 그 결과 좌타자였던 그의 타구는 주로 우익수 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상대팀은 좌익수와 중견수를 우측으로 시프트시켜 테드를 억제하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이것이 시초가 되었고 향후 데이터 분석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특정 선수를 상대할 때 수비 시프트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과거에는 배리 본즈, 데이비드 오티즈와 같은 탑 타자들에게만 사용되었던 수비 시프트가, 2000년대 후반부터는 타구 방향 분석이 일반화되면서 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효과가 있을까?
수비를 하는 팀은 상대 타자의 데이터를 사전에 분석하게 되는데 과거 기록에서 공이 많이 가는 쪽으로 몰려 서고 한쪽은 텅 비워놓게 됩니다. 마치 타자에게 그쪽으로 치면 안타라고 비워주는 것과 같은 어찌보면 정신나간 짓입니다. 수비 시프트는 잘못된 전략처럼 보이지만 사실 숫자가 알려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올바른 전략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많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스프레이 차트를 통해 각 타자의 타구 방향과 속도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비수들의 위치를 조정합니다. 이는 특정 선수가 가장 많이 치는 방향과 각도에 맞게 수비를 조정하여 상대 선수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 예로,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 선수는 작년 시즌 0.220, 89안타, 10홈런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주전으로 활약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 안타,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부진은 상대팀의 수비 시프트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좌타자로써 당기는 성향이 강한 김재환 선수는 상대팀의 수비 시프트, 곧 유격수를 1~2루 사이에 배치하고 내야수 3명을 두는 수비 전략에 고전한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이러한 수비 전략을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몇 가지 룰을 개정 적용하였는데 수비 시프트 제한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작년 도입된 규제와 동일합니다. 이닝이 시작될 때 2루를 기준으로 한 좌우측 내야수의 위치가 중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왜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가?
수비 시프트는 팀의 실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안타수를 줄여 경기의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재미를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사실 안타 치고 달리고 점수내는 재미도 재미지만 멋지게 수비하는 것이 때로는 더 재미있는데 말입니다. 특정 선수를 상대하기 위해 특별한 수비 전략을 펼치는 것, 그리고 그 극단적인 수비를 뚫어내는 재미가 있는데 말입니다.
메이저리그는 2023년부터 경기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해 수비 시프트를 제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올해부터 야구 룰이 개정되어 전과 같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는 앞으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수비 시프트가 제한된 상황에서 각 팀들이 어떻게 전략을 조율할지, 이번 시즌과 향후 시즌에서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향후 몇 년뒤에 다시 수비 시프트가 부활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지켜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