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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만담

[명화] 만종(장 프랑수아 밀레)

by 잡학만담 2025. 3. 7.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의 만종(L’Angélus, 1857~1859)은 프랑스의 농촌 풍경을 담은 대표적인 명작 중 하나로, 저녁 종소리에 맞춰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장 프랑수아 밀레, 캔버스에 유화, 1857-1859, 파리 오르세 미술관


밀레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가난하고 소외 당한 계층 특히 농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그림을 그려 “농민화가”라고 불렸습니다.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는 〈만종〉을 보고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했어요. 그는 이 그림에서 기도하는 농부 부부가 단순히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아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죠. 달리는 어릴 때부터 이 그림이 이상하게 슬프게 느껴졌고, 그림 속 바구니가 단순한 수확물이 아니라 관(棺)일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어요.

흥미롭게도, 1960년대에 루브르 박물관이 이 그림을 엑스레이 촬영해 보았더니, 실제로 밀레가 원래 바구니 대신 작은 관을 그려 넣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나중에 밀레가 이를 덧칠해 감추었지만, 달리의 직감이 맞았던 셈이죠.



이 그림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었어요. 전설에 따르면, 나폴레옹 3세가 이 그림을 보자마자 큰 감동을 받아 밀레에게 훈장을 수여할 생각까지 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밀레는 시골 농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 집중했을 뿐, 권력자의 인정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장 프랑수아 밀레 초상화


밀레가 생전에 그림을 팔 때는 큰 돈을 벌지 못했어요. 하지만 사후에 그의 작품 가치는 급등했죠. 〈만종〉은 1889년에 미국의 사업가 크룩스(Crane)가 당시 80만 프랑(현재 가치로 수백억 원)에 구매하면서 세계 미술 시장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이 그림은 “프랑스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명작”으로 여겨졌고, 결국 프랑스 정부가 거액을 들여 다시 사들였어요.



〈만종〉은 일본에서도 매우 유명한 그림인데, 일본인들은 이 그림을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정신적인 깨달음을 주는 신성한 작품으로 여겼어요. 심지어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의 한 신사가 이 그림을 신의 상징으로 모셨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이처럼 〈만종〉은 단순한 농촌 풍경화가 아니라, 여러 미스터리와 역사적 사건을 품고 있는 작품이에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죠!